삼청동에 위치한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제공했다. 전반적으로 아늑한 분위기였으나 창문 사이로 햇빛이 들어 밝은 느낌이었다. 미슐랭 원스타답게 아뮤즈부쉬부터 에피타이저까지 맛은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. "여주야." 바쁘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었는지 에피타이저가 나오기 시작한 후에야 도착한 김도영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나...
'...크리처가 연이어 국내에 상륙하고 있습니다. 이에 정부는 새로운 특임대를 결성하여 이 위기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.' 세상이 망하려나. 뭔 저딴 게 생기고 말야. 말세야 말세. 중얼거리며 티비를 끄자 텅 빈 공간에 소음이 죽었다. 건물이 스무 개가 넘는 한국센티넬보안센터. 그 중 가장 변두리에 위치한 백삼동 건물은 센터 창단 초기에 지어진 건물...
나재민은 주말 내내 연락이 없었다. 통보하듯 나가버렸던 걸 생각하면 한 번쯤 연락해볼 만도 한데. 주변에 사람이 많다 못해 미어터지기 직전이니 그 중 나만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었나보다.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다. 좋지도, 싫지도 않은 불안한 마음은 월요일이 될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. 미술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자...
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위치한 누리 미술관은 화가의 아틀리에를 본떠 제작된 건물로, 1층 세 면을 통유리로 감싸고 그 앞에는 작은 물길을 뒀다. 예술품을 관람하고 출구로 나오면 해가 질 때쯤 커다란 통창으로 붉은 노을이 들었다. 저무는 석양을 맞으며 오색 빛의 물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. "듣던 대로 예쁘네요." "그럼요. 이거 감상하러 오시는 분...
있잖아. 내일 화이트 크리스마스래. 네가 꼭 나와줬으면 좋겠어.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. 장소 : 네오고등학교 정문 앞 분명 이제노 책상 서랍 속에 잘 넣어뒀다고 생각했는데. 이게 무슨 일인지 등장한 건 나재민이었다. 영하 10도도 아닌데 두꺼운 롱패딩을 입고 모자에 목도리까지 아주 꽁꽁 싸맨 나재민은 느릿느릿 걸어와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. "이제노 안 올 ...
#2021 후. 촛불을 불자 누구보다 따뜻한 목소리가 들렸다. 생일 축하해. 매년 생일마다 하는 이벤트지만 올해는 좀 특별했다. 레터링 케이크에 적힌 축하로도 모자랐는지 이민형은 거실을 온통 파티룸으로 만들었다. 열심히 꾸민 것 같은데 그에 비해 소득은 없어 보이는 조잡한 장식품들과 천장을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풍선들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났다. 나를 감동시...
이동혁은 확실히 난 놈이었다. 겨우 스무 살하고 반절 정도 살아놓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알바가 없었다. 지난 이동혁의 삶은 겨우 귀동냥으로 들었을 뿐인데도 다소 버거웠다. 고등학생은 당연히 공부를 해야 하는 거 아냐? 내가 가진 편견은 생존 앞에서 사소한 것이었고,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편견에 갇힌 내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...
감자가 아냐 외전 <아기 쀼의 관찰 예능 일지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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